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여진 소설이라 초반부엔 댈러웨이 부인이 거리로 나가며 온갖 생각들을 떠올리다가, 햇빛을 받으며 문득 30년 전을 회상하다가 하는 식이라 너무 낯선 문체와 표현기법에 처음엔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찬찬히 읽다 보니 사람과 시공간을 자유롭게 오가는 카메라를 쫓아가는 게 그리 버겁지만은 않았다. (등장인물이 워낙 많이 나와서 자꾸 앞부분을 다시 들춰보긴 했지만 ㅋㅋㅋ) 게다가 인물의 이름 대신 대명사나 애칭으로만 지칭되는 부분도 많아서, 누가 누구인지 헷갈릴 때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곤 했다.
이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삶을 담고 있는데, 이 모든 이야기가 클라리사가 여는 파티 단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아침의 거리에서 시작해 밤의 파티로 끝나기까지, 곳곳에서 울리는 빅벤의 종소리가 마치 이 하루를 하나로 꿰는 실처럼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그 종소리를 들을 때마다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에 빠져든다.
종소리나 새의 움직임 등 풍경에 따라 시점이 자꾸 바뀌는데, 이 점이 뭔가 영화나 웹툰같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클라리사, 셉티머스, 피터, 샐리, 리처드 등의 이야기를 통해 각기 다른 삶의 결을 보여주는데, 인물들의 생각과 배경은 멀리서 보는 타인의 입장에서는 결코 알 수 없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클라리사와 셉티머스는 한 번도 마주치지 않지만, 삶과 죽음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골몰한다는 점에서 서로의 거울처럼 느껴졌다. 클라리사가 파티 도중 셉티머스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잠시 자리를 떠나 그 죽음을 자신의 것처럼 곱씹는 장면은, 이 두 사람이 결국 한 인물의 두 얼굴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책 리뷰 컨텐츠에서도 보았지만 결국 버지니아 울프가 하고 싶은 말은 '삶의 의미'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인 것 같다.
뜻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 삶, 그 속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사람도 있지만, 아름다운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해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끝나는 이 글은 결코 죽음을 비극적으로만 그리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모두가 죽음을 두려워하지만, 그 죽음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의 용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삶이라는 게 결국 매 순간의 선택과 우연이 겹겹이 쌓인 결과라는 걸, 클라리사가 젊은 날 피터와 리처드 사이에서 했던 선택과 그 이후로도 계속 곱씹는 후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마찬가지로 호메로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하루 동안의 이야기 속에 한 인간의 생애 전체를 압축해 넣는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고 한다. 때문에 먼저나온 《율리시스》와 비교가 많이 되었었다고 한다. ㄷㄷ
물론 《율리시스》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어서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훨씬 많다고는 한다... (궁금하긴 한테 율리시스를 읽어보진 않을 것 같다...너무 방대해보임 ㅋㅋㅋ)
그리고 댈러웨이 부인을 영화화한 작품과, 버지니아 울프의 삶을 다룬 《디 아워스》라는 영화도 궁금해졌다!
시점과 시공간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모두 의미 있게 잘 직조되어 있다는 점이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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